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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가 되는 길

우희열 명인 한산소곡주-불소곡주

뭐더라토 2020. 5. 7. 23:58

지난 복순도가 막걸리 때 전통주는 택배가 가능하다는 것을 배웠다.

그렇다면 가장 이어질법한 다음 행동은? 그랬다. 전통주를 시키는 것이다.

사실은 양주. 양주 중에서도 버번을 시키고 싶었지만, 전통주가 아닌 술을 택배로 주문하는 것은 대게 불법이다보니 약간 마음에 걸렸다. "술은 도수만 같으면 비슷하다" 라는 신념속에서 43도짜리 전통주:소곡주를 주문했다. 700ml에 3만7천원. 43도치고 나쁘지 않은 가격 같았다.

 

다년간의 차례상 경험에서, 소곡주는 냉장보관을 하지 않으면 삭아버린다는 경험적 지식이 있었는데, 이번 소곡주는 43도 씩이나 되어서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택배로 시켰다가 상하면 안되니까 일부러 높은 도수로 주문했다. 도착한 날 뜯어서 한 잔 마신다. 40도 이상의 높은 도수에서는 종이컵 연결부가 녹아버리기 때문에 이참에 자기로 된 소주잔도 하나 샀다. 

 

맛은 고량주 같다. 좀 비싼 고량주 느낌. 확실히 43도의 알코올 뜨거운 화한 맛은 목구멍을 넘기자마자 느껴진다. 앞맛은 뜨거운 알코올 목넘김 뿐이고, 중요한 것은 이 뒷맛인데, 여기서 약간의 고량주 느낌이 난다. 40도 넘는 곡식주는 고량주 밖에 안먹어봤으니 이렇게 말하는 것이겠지만, 아무튼 내가 아는 술 중에서 가장 유사한 맛을 꼽으라면 이과두주를 꼽겠다. 뒷향의 세기는 이과두주보다 훨씬 덜하다. 50도 넘는 이과두주보다 도수도 덜하다. 약 10년 전에 본, '메이플스토리 과학본부'에 따르면, 장미와 방귀의 향기를 구성하는 분자는 같고, 그 세기만이 다를 뿐이라고 한다. 이것도 이과두주랑은 비슷할 뿐이지, 확실히 다르다. 대게 일본 사케를 마시면 뒷맛이 미미해서 깔끔한데, 사케와 이과두주의 사이 맛이다. 지정학적 요인이 이걸?

 

43도지만 은근히 다시 맛보고 싶은 그런 부분이 있어서 계속해서 먹게 된다. 그 증거로 위에 찍어놓은 사진은 병 속이 텅 비었다... 물론 앉은자리에서 비운건 아니고, 건전하게 네방컷 했다. 앞으로도 가끔 전통주를 시켜 먹을것 같은 그런 예감인데, 정말 잠이 안올때나 조금씩 마시겠습니다. 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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