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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무선기사 1급 따기

뭐더라토 2021. 1. 15. 02:44

한참 지났지만, RADIO 카테고리의 글이 너무 허전하길래 지금이라도 짧게 적어본다.

 

아마추어 무선 통신(HAM, 먹는 햄 아님)이라고, 정해진 주파수에서 일반 사람들이 마음대로 전파를 쏘고 듣고 하는건 들어봤을 것이다. 그렇다고 그 좁은 아마추어 무선통신 주파수 대역을 아무나 막 쓰면 안되니까 자격이 있는 사람만 전파를 쏠 수 있게 했는데, 그게 아마추어 무선기사 자격이다.

 

이걸 따야 아날로그 아마추어 무전기를 살 수 있다고 하고, 인기도 없어서 시험도 1년에 몇 번 없는 터라, 시간 될 때 한번 따두고 싶긴 한 그런 자격증이었다. 언젠간 HF로 대륙간 아마추어통신을 해보는게 최종 목표이다. (HF, 단파통신, 주파수가 짧고 전리층 반사도 되어서 멀리까지 간다.) 아날로그만의 감성은 물론이고, 검열도 차단도 없는 무선통신은 뭔가 매력이 있다. 영화 "프리퀀시(2000)"와 "콘텍트(1997)" 를 시청하고 오면 뽕은 더욱 차오른다.

한국 드라마 "시그널"의 원조격인 영화 프리퀀시 (2000)

하지만 사실 전세계에 해저케이블이 깔리고 공공 와이파이와 중계기가 난무하는 세상에서, HAM은 표면적인 기능상으로는 랜덤채팅 어플과 큰 차이가 없어졌다. 아마추어 무선기사를 따려는 사람도 없어서 내가 시험장에 갔을 때도 아마추어 무선기사 응시자는 4명인가 밖에 없었다.

 

아마추어 무선 기사 자격은 1~4급까지 있으며, 1급이 가장 상위 티어로 급수마다 사용 가능한 최대 전력이 다르며, 모스 부호를 쓸 수 있는 여부도 결정된다. 시험은 90문제에 4지선다. 과목별 과락 40점에 전체 평균 60점 이상이면 통과이다. 과목은 전파법규, 통신보안, 전파공학, 영어, 무선통신술 5개로, 통신보안만 10문제이고 나머지는 20문제씩이다. 문제은행 방식이라 3년치 문제만 잘 외우면 문제없이 통과할 수 있다고 느꼈다. 접수처 및 자세한 정보는 www.cq.or.kr/main.do에서 확인하자.

  • 전파법규: 아마추어 무선통신 관련 법령 및 처벌규정을 외우면 된다.
  • 통신보안: 전파법규와 약간 겹친다. 보안 관련 상식문제들이 나온다.
  • 전파공학: 가장 어렵다. 각종 모르는 용어들을 계산하라는 문제들이 나온다.
  • 영어: 국제법규 관련 내용이나 영어 약자들이 나온다.
  • 무선통신술: 영문, 한글 모스부호와 통신약어들이 나온다.

4지선다에 문제은행 방식이라고는 하지만 모스부호와 통신약어들도 외워야 해서 공부하는건 적어도 하룻밤은 넘겨야 한다. 나는 짬짬이 3일 정도 외우고 대구 중심까지 가서 시험을 치고 왔다. 전파진흥원에서 주관하는 다른 국가자격시험들도 동시에 치는 것이라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았는데, 아마추어무선기사는 학교 전체에 총 4명 정도 밖에 없어서 다른 기능사와 같은 교실에 끼워넣어졌다. 90문제에 빠르면 30분도 안걸리는 문제라 여기서라도 금메달을 따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었다. 

따긴 땄는데 아는게 없다...

가채점을 해보니 통과였고, 한 달쯤 지나 자격증이 왔다. 지금은 4개월 정도 지났는데 벌써 영문 모스부호도 가물가물하다. 외울땐 아래 이미지로 외웠는데 잘 외워지는게 좋아서 사진을 첨부한다. 지금보니 또 기억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잊을 수 없는 암기법. 개인적으로는 CFLQ가 가장 헷갈린다.

이제 자격증을 땄으니 무전기를 사면되는데, 국가간 통신을 할 수 있을만한 쓸만한 단파 무전기는 100만원~200만원 정도 나간다.  게다가 주파수가 짧고 파장이 길수록 안테나도 길어져야 해서 안테나를 놓을 곳도 없고.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인다는 14Mhz 주파수 대역만 하더라도 파장이 20m 정도이다. 1/4 파장 안테나를 하더라도 5m 높이가 필요하다. 기숙사 창문에 걸칠까... 창문이 안열리는데... 다음 게시물에서는 아래 준비물과 함께 돌아오겠다.

 

1. 단독주택

2. 단파 무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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