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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era obscura 만들기

뭐더라토 2021. 12. 8. 01:27

1년 정도 전 일이지만 갑자기 생각나서 적어본다.


 

Obscrua. 어두운 방 이라는 뜻으로, 사진의 조상님이시다. 상이 맺히는 부분에 필름만 가져다 대면 핀홀 카메라이다.

(https://en.wikipedia.org/wiki/Camera_obscura)

원리는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간단하고 실제로 초등학생도 만들 수 있어서 어릴 적 과학페스티벌 같은 데 가면 이 상자를 만드는 체험을 했던 기억이 날 것 같기도 하다.

 

빛은 직진하고, 눈에 보이는 모든 물체는 빛을 반사시키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어두운 상자 안에 아주 작은 구멍(pinhole)을 뚫어 놓으면 그 구멍을 통과하는 직진하는 빛만 들어오게 되어서 구멍 반대편 면에 선명하게 상이 맺힌다. 빛이 출발하는 곳과 빛이 맺히는 곳이 작은 구멍에 의해 1:1 대응이 되면서 한 지점에 하나의 색만 도달하게 되는 것. 친절하게 그려진 아래 그림을 보면 이해하기 쉽다.

왼쪽이 맺히는 상, 빨간색이 구멍을 통과하여 맺히는 빛, 파란색은 막히는 빛이다.

 

아무튼 주말에 누워있다가 이걸 직접 만들어봤다. 원리도 간단하고 만드는 것도 간단하다.

주로 과학페스티벌 같은 곳에서 해 보면 작은 손바닥 만한 상자에 구멍을 뚫어서 만드는데, 그러면 재미가 없다. 

 

출처: https://petapixel.com/2014/05/12/diy-tutorial-convert-room-camera-obscura

예전에 네셔널지오래픽에서도 봤는데, 이런 가정집이나 호텔 방을 통째로 핀홀 카메라로 바꾸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기숙사 방 블라인드가 성능이 좋아서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완성! 블라인드와 박스와 테이프로 막았지만 빛이 새어나와서 대충 침대 시트도 걸었는데 큰 소용은 없는 것 같다.

아래 3D 프린터와 오른쪽의 지저분한 책상은 무시하자.

 

아래부터는 사진들이다.

종이를 가져다 대면 상이 맺힌다
대충 목표했던 모습. 사진으로는 잘 안찍혀서 노출 시간을 좀 늘렸다.
더 잘 보이게 하려고 화이트보드를 앞으로 가져와 댔다. 방 앞 건물들과 주차장이 보인다.

 

구멍은 손가락 크기로 뚫었다. 구멍을 작게 하자니 새어들어오는 빛 대비 광량이 충분하지 않아서 보이질 않고, 구멍을 크게 하자니 흐리게 맺히다가 상이 아예 맺히질 않는다. 결국에는 새어들어오는 빛을 막는 게 가장 중요했다. 구멍이 너무 작으면 회절 때문에 잘 보이지 않을 수 있다고 본 것 같기는 한데, 파장이 워낙 짧아서 회절하고는 큰 상관 없어보인다. 

 

거의 한 시간 박스에 테이프 찍찍 붙여가며 만들었는데, 사진찍고 30분 감상하다가 지저분해서 바로 떼어버렸다.

역시 사람은 햇빛을 보고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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