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게 뭐더라

선호 막걸리 본문

주류가 되는 길/막믈리에

선호 막걸리

뭐더라토 2021. 10. 21. 00:37

멸균이 아닌, '생'이 붙어있는 술에는 보통 살아있는 효모가 들어있기 때문에, 날 것 째로 먹는 것이라고 해도 맞는 말이다.

 

살아있는 것이기 때문에 보관에 따라 맛이 크게 좌우되는데, 특히 10도 이하의 멸균하지 않은 술은 보관이 제조보다 더 크게 술 맛을 결정지는다고 생각한다.

취해서인지 약간 흔들린다

선호 막걸리. 

일단 열어볼 때 부터 생막걸리답게 탄산이 많이 올라와서 따는 데에만 5분 넘게 걸런 것 같다.

누구나 선호하기 때문에 붙은 이름 같지만, 허겁지겁 5종 막걸리 세트의 2호기를 출격시켜보니 꽝이었다.

아마 택배로 배송 중에 젖산 발효가 일어난 것으로 생각된다.

 

여기서 되도 않는 화학 지식과 검색 실력을 종합해 적어보자면,

알코올은 효모에 의해 알코올 발효로 생성되고, 젖산은 젖산균(유산균)에 의해 젖산 발효로 생성된다. 참고로 이 사실은 파스퇴르가 밝혀냈다고 한다. 가볍게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에탄올에서 산소를 만나면 아세트산균에 의해 식초가 만들어진다

정말 짧은 지식으로 적어보자면, 6탄당에서 해당작용이 이루어짐에 따라 2ATP와 2NADH가 세포 안에서 만들어지는 동안, 밖에서는 균에 따라 위와 같은 반응이 이루어진다. 우리의 착한 효모균은 에탄올을 찍어내고, 약간 나쁜 젖산균은 젖산을 만들어낸다. 가장 나쁜 아세트산균은 에탄올을 받아서 식초(아세트산)를 찍어낸다.

 

에탄올 맛이 많이 나지 않는 것으로 미루어 보면, 아마 유산균이 꽤나 많이 들어가 있지 않았나 싶다. 산 맛이 강하고 술 맛이 조금 약하다. 탄산은 많은 편이었는데, 이산화탄소를 내놓지 않는 동형젖산발효와는 다르게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이형젖산발효라는 것이 활발히 이루어졌을 가능성도 있다.

 

조금 전에 마셨던 대대포의 '산' 맛이 다 여기로 넘어갔나보다.

변론을 대신 하자면, 선호 막걸리에는 인공감미료를 일절 넣지 않았다고 하고, 그러다보니 기본적으로 발효되지 않고 남아있을 수 있는 단 맛이 많지는 않다.

 

단맛은 전혀 없고 신맛 뿐인대도 완전히 못 마실 수준이 아니라는 점이 굉장하다. 내 혀가 이미 대대포에서 가버렸다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젖산술 같은 느낌에도 불구하고 은근히 이게 맛있다. 물론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기겁할 만한 맛이지만, 나는 맥주도 쓸수록 좋아하는 입맛인지라, 이런 극단적인 '산'맛에 끌린다.

 

사실 한모금 마시자마자 이게 제대로 된 막걸리인지 의심이 들어 바로 인터넷에 다른 후기를 검색해 보았는데, 역시나 단 맛이 원래는 나야 하는 막걸리였다. 본래의 맛을 온전히 느껴지 못해 아쉽다.

'주류가 되는 길 > 막믈리에'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랑이 생  (0) 2021.10.23
정고집 옛날 생동동주  (1) 2021.10.23
대대포 블루  (0) 2021.10.20
지평생막걸리  (0) 2020.05.05
복순도가 손막걸리  (2) 2020.04.06
Comments